아마도 악마가 (15세 이용가)

아마도 악마가 (15세 이용가) 완결

나는 피부가 맞닿은 사람의 기억과 감정을 읽는다.
아니, 본다. 아니, 읽고 보고 듣고 느낀다.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냥 감응한다.

그건 내게 매우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감응하는 순간 찾아오는 발작과 기절,
쏟아져 들어오는 상대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폭로의 위험성.

그래서 나는 항상 조심한다.
누구와도 닿지 않게.
아무와도 필요 이상으로 엮이지 않게.

그러던 중, 그 사람을 만났다.

“나한테 원하는 게 정확히 뭐야?”
“금전적인 거든, 신체적인 거든, 보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걸 요구해.”

내 능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사람.
피부가 닿아도 괜찮은 사람.

“……선배의 시간이요.”

나를 정말로 싫어하는,

“제일 질 나쁜 도둑이네…….”

나의 구원자.

표지 일러스트: D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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