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거절이죠. 말도 안 돼요. 내가 한태강 씨랑 결혼을 왜 해요?”
이담은 말 없는 태강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짙은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리고, 그의 목덜미와 귓불이 시뻘겋게 변하는 것까지 눈에 생생히 들어왔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내가 고이담 씨한테 했던 말 기억하죠.”
무수히 많은 말들 중 무슨 화제를 말하는 걸까.
“나랑 자면 앞으로 다른 사람이랑은 안 될 거라고 말했잖아.”
“…제가 동의하지도 않았거니와, 설사 그렇다고 해도 사귀는 거랑 결혼이랑은 다르죠….”
“뭐가 달라?”
이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되묻는 그의 질문에 되레 말문이 막혔다.
“같이 살고, 밥 먹고, 한 침대에서 자는 거랑 결혼이랑 뭐가 달라.”
“너 왜 반말해?”
“난 사귀는 사람한테 존댓말 안 해. 그리고 지금 너도 반말하고 있고.”
이런 걸 전문 용어로 코가 뀄다고 하는 걸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룻밤 같이 보냈다고 결혼을 하지는 않아요, 한태강 씨.”
“날 왜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해?”
“…….”
“할 말 없지? 무례한 화제는 패스할게. 다음.”
일러스트: DE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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