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무탈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내게,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드는 남자가 다가왔다.
간질이듯 얼굴선을 따라 내려간 손가락이 입가를 지그시 눌러왔다.
하아, 가볍게 문질러지는 감촉만으로도 온몸의 솜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안 밀어내네.”
그의 말에 난 대답하지 않았다. 부드러운 입술이 입술 끝을 간지럽히고, 호흡이 뒤섞였다.
“가만히 있는다는 건,”
“…….”
“승낙이란 뜻인데.”
그 순간 현관을 밝히고 있던 센서 등이 툭 꺼졌다.
주변이 온통 어두워진 탓에 백강현의 윤곽만이 선명하게 보였다.
몸이 옥죄는 것만 같은 느낌과 함께 전신의 솜털이 들고 일어섰다.
난 고르지 않은 숨을 숨기지 못하고 더듬더듬 말했다.
“승낙… 아니에요.”
“거짓말.”
“…….”
“넘어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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