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손님

그해, 겨울 손님 완결

어느 눈 내리는 밤. 횃불을 들고 상고재를 찾은 한 남자.
오랜 약속을 위해 상고재를 지키던 설은 그를 방화범으로 오인하여 제압하고.
이튿날, 그가 방화범이 아니란 사실과 함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맞이한다.

“이 집, 샀습니다. 제가.”

숨겨진 사정이 있으리라고 여긴 설은 그에게 관리인으로 고용해 달라 제안하고.
그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다.

“여기 머무는 동안, 그냥 날 손님이라고 생각하세요.”

그저 손님처럼 잠시 머물다가, 흔적도 없이 부수고 태워 버릴 테니까.

상고재를 없애고자 찾아온 태하.
그는 상고재의 새 주인이자 전 주인의 친아들이다.
친모가 저지른 화재 사건으로 뇌손상을 입고 전색맹이 된 그는.
친부인 태주그룹 회장의 손에서 사육당하며 성장하여 후계자가 되었다.
오로지 생존만이 전부였던 그에게 무채색의 삶은 오히려 평화였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황홀하리만치 선명한 색이 보인다.

***

“아직도 내가 은설 씨 취향이 아닙니까.”
“그게 무슨….”
당혹감으로 흔들리는 맑은 눈동자를 가만히 응시하는 그의 시선이 집요하고 고요했다.
“은설 씨가 제 눈에는 아주 특별하게 보입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장밋빛으로 물든 투명한 뺨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고백했다. 문득 가슴속에 나비의 날갯짓 같은 파동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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