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는 꿈을 꿨어

당신이 죽는 꿈을 꿨어 완결

“……이게 무슨 꿈이야?”
공작가에서 비서로 일하던 어느 날, 이름과 얼굴만 아는 기사가 다치는 꿈을 꿨다. 이상한 꿈이라며 의아해한 뒤 넘어갔지만, 아무래도 예지몽이었던 모양이다.

그날부터 그 기사가 자꾸만 내 꿈에 나와서 다친다. 그것도 모자라서 꿈에 나온 일이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난다. 그냥 모른 척하기에는 양심에 찔려서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기사님! 앞에 돌부리 조심하세요!”
“누가 소각로를 열어두고 갔네요. 위험하게…….”
“저는 저쪽 길로 가는데, 혹시 같이 가실래요? 제가 가는 길이 더 잘 정돈되어 있어요.”

그렇게 몇 번 호의를 베풀었을 뿐인데, 다칠 상황을 막기 위해서 정원으로 불러냈더니 이런 말을 한다.

“죄송하지만, 제가 연애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전 당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양심이 건재하고 간이 콩알만 한 사람일 뿐이라고요!

아무리 주장해도 기사는 듣지를 않았다. 나는 그걸 항의하다가, 어이없어하다가,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포기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자와 제법 가까워졌다.

되도 않는 오해를 하며 미리 철벽을 치던 남자는 어디로 갔는지.

“……정말로 저를 좋아하지 않으십니까?”

다소 시무룩한 기색으로 물어보는 웬 곰 같은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곰이면 무서워야 하는데 왜 귀여운 것 같지? 내가 드디어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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