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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제자로 받아 줘요.”
꼬질꼬질한 애새끼 주제에 꽤 당돌한 부탁이다.
아니, 사실상 부탁이라기보다는 요구에 더 가까웠다.
한없이 치켜든 턱 끝은 너 따위에게 내 스승이 될 기회를 주겠다는 듯이 높았으니까.
그래서 거절했다.
“싫어.”
“떵떵거리고 살게 해 줄게요. 받아 줘요.”
강매도 이런 강매가 따로 없다.
자기가 황금 알 낳는 거위도 아니고.
뭘 떵떵거리고 살게 해 주겠다는 건지.
“싫다고 말했잖냐. 애들은 집에 가라.”
하지만 이 애새끼, 쉽지 않다.
끝끝내 따라온 그를 결국 제자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제자 놈, 어딘가 수상한 면이 많은데……?
***
“스승님. 우리 관계 정리 좀 하죠.
솔직히 이상하잖아. 어느 사제가 주둥이를 비벼요.”
“……너 미쳤냐. 쪼그만 게 어디서-”
“스승님보단 크거든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제자 놈은 그 말을 증명하듯 스승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심지어 은근히 밀어붙이는 몸뚱이는 무엇이 더 큰지를 알려 주고 있었다.
스승인 진유의 얼굴이 방금 만들던 오디처럼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거든?”
“진유.”
감히 스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제자의 하극상에 진유는 분노로 심장이 쿵쾅거렸다.
“우리가 입술을 비빈 횟수가 벌써 두 자리를 넘겼어.
내가 널 안았던 횟수는 네가 평생 읽어 온 서책의 수보다 많아졌고.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사제 관계야.”
오랜 수련으로 거칠어진 손이 진유를 강하게 잡아챘다.
내려다보는 까만 눈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이 일렁였다.
“이미 글러 먹었잖아요. 스승아.”
[일러스트]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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