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겨울밤, 불청객처럼 찾아든 남자는 자비가 없었다.
신음이 절로 터졌다. 치들린 고개가 바짝 당겨졌다.
두피가 뽑힐 정도로 강한 악력에 단발의 비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대답.”
시야가 완벽하게 차단되고 공기 흐름이 기형적으로 틀어졌다.
겁에 질린 그녀가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고 허둥거리자 그가 한 손으로 딱 그녀의 머리를 고정했다.
무릎을 꿇고 그의 허벅지 언저리에 고개를 문지른 하윤이 무건을 올려다 보며 눈을 깜빡였다.
“해, 네가 잘하는 거.”
흡, 하윤이 울음을 삼키며 물었다.
“왜, 안 깎아줘요?”
무건이 대답 대신 그녀의 뒷머리를 큰 손으로 문질렀다. 그러고는 확 제 쪽으로 잡아당겼다. 고개가 다리 사이에 처박히는 것은 순간이었다.
“아, 아빠가 진 빚...”
“그래. 네 아빠가 진 빚으로 나는.”
무건이 잡은 손으로 하윤의 고개를 뒤로 젖혔다.
한쪽 무릎을 반쯤 접고 그녀와 시선을 맞춘 그가 바싹 고개를 들이밀고 귓가에 속삭였다.
“서하윤의 불행을 샀지.”
표지 일러스트 By 김동 (@kdo_o9)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 (@fhxh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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