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 게임 프롤로그에서 남주와 여주가 만나는 계기가 되는 엑스트라 악녀에 빙의했다.
게임에는 그저
‘로라 라우루스는 그 약점을 빌미로 이브의 사랑을 요구했다.’
라고 서술되어 있었기에, 읽을 때는 막연히 남주를 좋아하는 악녀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깊은 관계라는 말은 없었잖아요!’
***
언제나 맑게 반짝거리던 은빛 눈동자가 오늘따라 질척하게 가라앉은 듯했다.
“로라, 어디 갔다 온 겁니까?”
“그 잠시, 볼일이 있어서요.”
“최근 형님이랑 자주 붙어 있던데요.”
“그, 그건…….”
원작과 관련된 이야기라 차마 이브에게는 할 수 없었다.
내가 쉬이 대답하지 못할수록 이브의 눈동자는 탁하게 가라앉았다.
“설마 저를 버리실 겁니까?”
“네?”
“처음을 모두 당신에게 바쳤는데…….”
순간 나도 마찬가지라는 대답을 하려다가 이성을 되찾았다.
이브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진정시킬 필요가 있어 보였기에.
“이브 님, 뭔가 착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아니면 혹시…. 벌써 제게 질린 겁니까? 처음이라 서툴렀던 것은 인정합니다.”
머릿속에서 붉은 경고등이 깜빡였다.
분명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얼른 도망치라는 신호이리라.
그러나 허리를 감싼 단단한 팔 때문에 나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죠.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아니, 나는 괜찮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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