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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아니, 생각하지 않으려 했었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길 바랐고, 그날 이후로 머리카락 한 올 보지 못했다. 더는 제 인생에 없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이렇게 갑작스러운 순간에, 아무런 방어도 못 할 때 재회하기 전까진.
“잘 지냈어? 이진하.”
여전히 화려한 인상의, 그러나 기억 속의 모습보다 훨씬 성숙해진 남자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몇 년 전, 헤어진 전 남친이.
* * *
“윽.”
이진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바로 코앞에 김차영의 얼굴이 보이고, 그의 손이 뒤통수를 감싸고 있었다.
“이제 좀 비켜…….”
김차영이 상체를 수그렸다. 덕분에 그의 얼굴이 더 자세히 보였다. 희고 검고 붉었다. 김차영처럼 선명한 사람은 전에도 후에도 보지 못했다. 이 선명한 색들이 제 마음을 얼마나 요동치게 했는지 몰랐다. 그때도 지금도.
이진하는 그의 눈동자를 빤히 보면서 숨을 들이켰다. 달큼한 냄새가 들숨 가득 스몄다. 빨래는 제 담당이었고, 섬유 유연제는 따로 넣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단내는 김차영의 체취였다. 머릿속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흰 얼굴과 검은 눈동자, 그다음은 붉은 입술이었다. 도톰하고 매끄러운 입술. 한껏 끌어 올릴 땐 풋내 가득한 미소가 맺혔다.
꿀꺽. 입 안에 고인 타액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울대뼈가 크게 움직였다. 이진하는 턱을 살짝 들었다. 이미 가까웠던 거리는 이제 금방이라도 맞닿을 것처럼 아슬아슬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섞였다. 이진하는 이 입술의 감촉을 알고 있었다. 얼마나 뜨겁고 보드라운지 기억하고 있어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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