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는 아이.
기억의 시작부터 인생은 늘 가혹했고, 스무살의 시작은 파산이었다.
“서명해요. 이건 애기 까까 사 먹고.”
빚의 구렁텅이에 갇힌 나겸에게 손을 내밀며, 구원을 자처한 남자.
“살 만해져서 신난 건 알겠는데 그래도 눈치는 봐야지, 애기야.”
“…….”
“좋게 말할 때 말 들어요. 그러다 큰일 나.”
이상하다. 흐드러진 꽃처럼 화사한 눈웃음을 매단 남자는
그저 예쁘기만 한데, 본능은 소리 친다.
피해, 그 남자는 위험해.
그러나 남자는 다정하게, 그리고 교묘하게 나겸의 빈틈을 파고든다.
예쁜 사람. 무서운 사람. 그럼에도 좋은 사람.
“이제 나겸이 또 내 생각만 하겠다. 그치.”
“…….”
“괜찮아. 내가 더 많이 하니까.”
나겸은 알고 싶다.
이 남자는 나랑 뭘 하고 싶은지, 나는 왜 이 남자가 두려운지.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