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의 주인이 다스리는 사막의 나라.
그곳 귀족가 저택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미는
천하룻밤 이야기를 동경하는 평범하디평범한 시종이었다.
“네 향이 독특하여 좀 가져가고 싶다.”
시장 골목에서 정령을 부리는 기이한 남자와 조우하기 전까지는.
남자는 사미를 사악한 마술사로부터 구해 주고,
양탄자를 태워 난생처음 보는 성밖의 오아시스를 구경시켜 주었다.
그렇게 사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일탈을 가르쳐 준 그 남자는…
“내 아직 애완용으로 삼을 인간이 없단 말이야.”
한여름 밤의 꿈같은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사미의 앞,
지배자의 왕좌에 거만하게 앉은 남자, 라자드가 웃었다.
“내 것이 된 걸 축하한다. 사미.”
***
“세상에는 여러 마루트가 있지.
하지만 너는 특별해. 내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단 하나뿐인 마루트니까.
사미. 네 앞에서 다른 마루트는 그저 닳고 닳은 보석일 뿐이야.”
라자드는 사미의 이마에 금을 찍어 주며 웃었다.
“사미, 너는 내 것이 되어야 해. 나 역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거든.”
하나뿐인 것들끼리 함께 있는 거지.
사미의 눈이 그를 향했다. 둥글고,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눈.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거예요?”
귀여운 사미. 라자드는 그의 무례를 사랑스럽게 여기기로 했다.
나의 마루트니 이 정도 헛된 바람은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양아치 같은 지배자 라자드와 얼렁뚱땅 고귀해져 버린 사미의
단 하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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