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켜지는 밤

삼켜지는 밤 완결

대륙 유일의 오러 유저, 황금 항로의 개척자, 백성들의 구원자, 그 이름도 위대한 케트리시아 엘폰하이네스.
누구도 그녀가 이 제국의 다음 황제가 되리라 의심하지 않았다. 황태녀로서의 즉위식에서, 각혈을 하며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렇게 오러를 잃고 쓰러진 게 고작 2년, 유폐 당한 케트리시아에게 황금의 주인이라 불리는 대공, 아킬리즈 네메르토르가 나타난다.
“나와 결혼하지, 황녀. 이 정도면 너도 확실히 알겠지. 네가 내 말을 거절할 처지가 못 된단 걸.”
2년 간, 일부러 케트리시아의 곁을 맴돌면서 그녀의 고통을 방관한 끝에 내밀어진 악질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케트리시아는 그 손을 잡아야 했다.
“계획을 6개월 안으로 앞당겨야겠어.”
살아남고, 황궁으로 돌아가, 황제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그녀의 모든 계획.
아킬리즈는 그것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었으므로.
그때는 몰랐다.
그가 무슨 마음으로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는지.

***

"어떻게 이렇게 천 년 동안 꾸준히 네가 미울 수 있을까. 정말이지… 널 증오해, 황녀."
하지만 알아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제법 로맨틱한데? 천 년 동안 날 사랑했다니."
결국 목줄을 쥔 자가 누구일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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