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재회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돌아온 해주에서
지우는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남자와 마주친다.
“엄마!”
……5년간 숨겨왔던 비밀까지 들킨 채로.
한태무.
생에 유일한 사랑이 될 첫사랑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의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말은
그녀와의 하룻밤이 가벼운 일탈이었다는, 차가운 이별 선언이었다.
다시 만난 그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그녀에게 결혼을 제안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를 믿지 않는다.
***
어차피 그에게 지는 게임이었다.
그녀가 결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정후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었다.
결국 이렇게 될걸 한태무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해요, 결혼. 대신 조건이 있어요. 아내로서의 의무 같은 거 기대하지 말았으면 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의미 그대로예요. 쇼윈도 부부, 내가 원하는 결혼 조건이에요.”
***
태무는 손을 들어 지우의 뺨을 엄지로 쓸었다.
“지금 뭐 하려는……!”
순식간에 그가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가볍게 입술을 머금다가 놓더니 밀어낼 틈도 없이 아랫입술이 그의 입 안에서 뭉개졌다.
겨우 입술을 뗀 그가 지우의 턱을 쥐고 눈을 맞췄다.
“잊고 있었는데 이제 기억나. 아직도 날 미치게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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