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이었다. 절대 이루어질 수 없고 이루어질 거라 바라지도 않았던.
추기경 리히트 맥클란은 그녀를 구원하였듯 수많은 이들을 구원하여 성자라 불리는 차기 교황 후보였기에.
그러나 화염에 휩싸인 백작저, 피 웅덩이에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한 그 순간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루이제.]
[내 루이제.]
금욕과 절제의 상징과 같던 리히트는 이지를 잃고 짐승처럼 달려들었고, 루이제는 그런 그를 거부하지 않았다.
“괴로우시면 절 안으세요, 리히트 님.”
오히려 기회를 틈타 그를 유혹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죄악의 대가는 파문이요, 영원한 이별이었다.
분명 그래야 마땅했건만.
“짐승처럼 난잡하게 뒹군 횟수를 셀 수가 없는데, 왜 날 떠났습니까. 몸을 바쳐서까지 살려 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죠.”
모두의 선망을 받던 과거 모습 그대로 성국의 가장 고귀한 교황이 된 그가,
“오늘부터 그대는 나의 것입니다. 나만을 생각하고 나만을 바라보고 내 말만 듣는 겁니다.”
천사같이 아름답고 고결한 얼굴로 악마처럼 다정하게 속삭였다.
“그것이 내가 그대에게 내리는 벌이며 포상입니다.”
일러스트: 보살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