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대극장의 주인, 누구든 사랑에 빠질 남자.
관객들은 극장에 나타난 금발의 미남자를 보는 순간 유명한 이름을 떠올렸다.
에드거 워튼.
하지만 그가 수많은 아가씨를 짝사랑에 잠 못 이루게 한다 해도,
나탈리의 짝사랑 상대는 사교계의 방탕아가 아니라 단정한 신사분이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짝사랑을 들키고 말았다.
고운 눈웃음으로 아가씨들의 마음을 훔치는 저 남자, 에드거 워튼에게.
“내가 도와줄게요.”
사교계의 방탕아와 남작가의 책벌레,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묶어 주는 것은 단 하나였다.
서로의 사랑을 도와준다는 목표.
“나탈리가 내 애인이 되어 줄래요? 레너드는 당신을 사랑하게 될 테고, 그때는 헤어지는 겁니다.”
계약 연애라는 제목의 연극은 막이 올랐다.
해야 할 일은 사랑에 빠진 체하는 상대의 연기에 속지 않는 것이다.
***
“전 누굴 속이는 일은 잘 못 해요.”
“그럼 날 사랑해 봐요.”
명령하는 남자의 미소는 아름다워서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선을 넘어올 것을 청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었다. 사랑을 명령하나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나탈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제 일상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으신 건가요?”
“엉망으로 만들어도 되나요?”
워튼 씨가 짓궂은 웃음을 띠며 나탈리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어디까지 허락해 줄 건가요?”
연극의 끝에서 과연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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