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배님 고백 받아 줄게요.”
열아홉, 해사하게 웃는 너를 좋아했다.
잠깐의 풋사랑이겠거니 했는데, 마음은 자꾸 널을 뛰었다.
네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너 이 결혼 뜯어말릴 수 있어?”
열여덟, 내 앞에서만 웃는 그를 좋아했다.
자꾸만 다정하고 곁을 주길래, 그래도 되는 줄만 알았다.
좋아해서는 안 될 사람인 것도 모르고.
“유새벽. 이게 네 이름이라며?”
10년의 세월, 그리움에 지쳐 꺼져버린 그의 탁한 눈동자,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그녀의 고단한 삶, 애틋했던 첫사랑, 육교 위의 눈맞춤, 장난스레 웃던 얼굴.
그 모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건 고작 ‘우연’ 한 마디였다.
“우연이면 더 무섭지.”
“왜 더 무서운데요?”
“그건 너무 운명 같잖아. 안 그래?”
무작정 눈물이 났다.
더 이상 모를 수 없는 선명한 마음 앞에.
일러스트: 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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