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놈을 짝사랑한 것도 모자라 일방 각인 한 지 5년.
몸이 상하다 못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유일한 해결책은 각인 상대의 페로몬을 충분히 받는 것.
“뭐? 나한테 각인했다고? ……너 나 좋아하냐?”
자기를 좋아하는지도 몰랐던 눈새 류민제와
“나랑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며? 결혼해, 여재하.”
어찌어찌 결혼은 했는데.
“자자고? 가족끼리 하는 것 같아서 좀 그런데.”
“결혼 솔직히 네가 나랑 같이 있어야 해서 한 거잖아. 부부는 무슨.”
류민제에게 여재하는 부부는 커녕 오메가조차 아니었다.
차라리 시한부로 단명할지언정 이혼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임신입니다.”
…인생 참 좆같다.
이혼하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몸으로 아이를 키울 수는 없으니 지우려 한 찰나.
“미안, 미안해. 내가 전부 잘못했어, 재하야.”
사람이 180도 변했다.
“복숭아? 내가… 반드시 구해 줄게.”
11월에 복숭아를 다 구해 오고,
라멘 먹고 싶다는 말에 일본행 비행기표를 끊으려 하질 않나.
“회사 그만뒀어. 네가 너무 걱정되는데 회사 때문에 옆에 종일 있을 수가 없으니까.”
…얘가 뭘 잘못 먹었나?
이혼하려면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데.
간이고 쓸개고 다 빼 줄 듯 구는 오랜 짝사랑 때문에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넌 끝까지 내 인생의 문제구나, 류민제.
…제발 그만 흔들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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