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개기고 돌아와. 네가 있을 자리는 내 옆자리야.”3년간의 결혼 생활 내내, 무심함으로 일관해 온 전 남편이 이혼 후 1년 만에 찾아와 한 말이었다.시연의 눈에 가로등 아래 음영이 서린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가진 한 남자가 느릿하게 들어왔다.도무지 그녀가 아는 남편 같지가 않았다. 말투도 얼굴도 모두 낯선 이였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이 정도면 충분히 봐줬다고 생각하는데.”“당신이 뭘 봐줬는데요?”“차이석 여자가 다른 놈한테 고개 숙이는 것도 용납해 줬잖아.”그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저를 훑는 시선이 느껴졌다. 직시하는 눈길에 닿는 곳이 뭐에 찔린 것처럼 따끔거렸다.“우린 이혼했고 전 이제 제 인생이 있어요. 취업도 했고 내 생활이란 게 있다고요.”“그러니까… 남들 하는 거 원 없이 해봤으면 된 거 아닌가?”곧게 뻗어진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가볍게 쥐고 들어 올렸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몸이 움찔 떨렸다.턱을붙든 힘에 얼굴이 얼얼했다. 제게 관심 한점 없던 남자가 오만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일이 하고 싶었던 거라면 내 옆에서 해. 나한테 숙이라고.”전 남편이 찾아왔다.내 고귀한 이혼을 망가뜨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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