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17년지기 친구.여울에게 유진현은 딱 그 정도의 존재였다.그러나 진현의 제안으로 그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뒤로 그가 달라 보인다.“유 피디.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 아니야?”“귀엽잖아요.”언제부턴가 말 한 마디가, 그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가 미치게 신경 쓰이는 걸로 모자라…….“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다, 없다?”“……있다.”아. 여울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절대 좋아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저 남자가, 기어이 마음에 자리 잡고 말았다는 걸.바야흐로 여름의 절정에 찾아온,열병 같은 짝사랑의 시작이었다.***“……라면 먹고 갈래요?”“나여울.”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여울을 부른 진현이 오피스텔 입구를 가리켰다.“곱게 보내 줄 때 들어가.”거기까지만 하라는 듯, 큰 보폭으로 성큼 다가온 진현이 커다란 손으로 여울의 뒤통수를 감쌌다.눈을 질끈 감으며 숨을 참는 여울을 본 진현이 픽, 낮게 웃었다.“내가 네 집에서 먹고 싶은 게 고작 라면이겠어?”입술 끝을 올린 채 묻는 진현은 더 이상 이전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오빠 친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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