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희.15년 만에 나타난 쌍둥이 여동생의 부탁.“나 대신 결혼 좀 해줘.”계획은 힘이 빠질 만큼 간단했다.동생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살다가 이혼하는 것.하지만 결혼은 진짜였다.모든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매 순간 거짓을 꾸며내며 버틸 수 있을까.끝까지 들키지 않고 이혼을…… 할 수 있을까.강우신.평생 모범생의 가면을 쓰고 살았다.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정략결혼도 했다.고아. 입양아. 안 좋은 꼬리표를 단 여자도 상관없었다.“궁금한 게 있어요.”도희는 마른 입술을 축이며 힘들게 입을 열었다.“이 결혼, 언젠가는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반듯한 눈썹 아래로 드러난 검은 눈동자가 가만히 도희를 담았다.굵고 선명한 목울대가 오르내리고 흐르는 모래같이 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자의든 타의든 선택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선택한 길을 따라 걷는 수밖에.”“…….”“그 끝에 뭐가 있는지 몰라도 책임지면 되는 겁니다.”다른 방법이 없으니 떠밀리듯 가야 한다는 말은 도희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우리 결혼은 사업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그쪽이 얻을 이익에만 집중해요. 적어도 지금은.”내가 얻을 이익…… 동생이 무사히 아이를 낳을 시간을 벌고 나서 함께 사는 거.도희는 단단하게 굳은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우신 씨 아내가 될게요. 적어도.”지금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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