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할 수 있는데?”마신재는 주아현이 사랑한 남자라고 했다.오래된 인연이라는 수식어를 적나라하게 붙여서.“다요.”“재밌네.”한기가 전신을 핥고 폐부를 찔러와도 믿으며 버텼다.“그럼 해요.”“뭘.”“결혼이요.”자존심 따위 내던지며.“향수 뭐 쓰지?”그의 메마른 조소와.“코가 따가울 지경이야.”속살거리는 조롱이 난무해도 그를 가지고 싶었다.온통 진실이 없는 거짓뿐이라도.거짓조차도 사실이 되어 제 가느다란 발목을 옥죄고 있는지도 모른 채.“우리 계약 없던 거로 해요.”단단하게 죄여 놓은 끈이 잘려 나가는 건 우습게도 한순간이었다.가혹한 벌이라도 내리듯 그의 심장을 거머쥐고서.“주아현, 제발…….”그녀가 사라진 후에야 알았다.사랑은 그녀가 아니라 그가 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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