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망설임 없이 건넨 우산.팔뚝에 닿는 뜨뜻한 체온.그 애는 햇살처럼 공평한 친절을 흩뿌리며 다가왔다."너도 내 친군데. 그런데 너한텐 그런 이유 안 통할 거 같아서."온기가 무엇인지 알려 준 그 애는 나를 찾아 온 불행도 가져가 버렸다."사람이 죽었습니다. 제가…… 죽였습니다."그 애의 손을 놓고 달아난 지 6년.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환하게 웃는 소년은 영영 사라졌다.대신 까만 정장을 입고 나타난 남자가 어떤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손으로 내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불편하면 네 말대로 마음의 빚을 갚는 대가라고 생각하든지."숨조차 편히 쉴 수 없었다. 저 남자를 품에 끌어안고 달게 잔 지난밤이 믿기지 않았다."윤재경, 대가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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