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는 치러야지.”태형의 건조한 음성이 정적을 갈랐다. 무엇이든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법.지루한 숨바꼭질을 끝내려 쐐기를 박았다.“책임지고 해결하시죠.”“책임이요?”아영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그래, 박물관에 전시될 만큼 눈부신 나체를 봤다.하지만 책임이라니.‘강태형 씨 혹시 미치셨어요?’라는 말이 터지기 직전에 겨우 참았다.남자에게 발목을 보이면 시집가야 한다는 조선 시대 풍속이 떠올라 하마터면 웃을뻔했다.“설마 벗은 몸 봤으니 결혼하자……그런 뜻이에요?”짙게 달라붙는 시선에 머릿속이 엉키고 혀끝이 꼬였다.아무리 얼굴과 몸매가 훌륭해도 이건 아니지.만지지도 못하고 사용도 안 해봤는데.솔직히 기능까지 우수한지 아닌지 모르지 않나.“박아영 씨 벌써 거기까지 갔습니까? 내 몸이 무척 마음에 들었나 보네.”천천히 기울어지던 입술이 묘하게 벌어졌다.“내가 그 정도로 양심 없진 않고.”태형은 불손한 제안을 깍듯하고 정중하게 마무리했다.“서로 공평하게 갑시다.”선명한 눈길이 허공을 가로질러 왔다.사나운 기세는 질긴 목줄이 되어 아영의 숨통을 조였다.*이럴 때 보세요: 품격있는 동정남이 날것의 짐승으로 변하는 장면이 궁금할 때*공감 글귀: 들키고 싶으면 소리 내요. 난 상관없으니까.[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