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헌은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결혼 전 유진이 사귀었던 남자였다. 3년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던.“돌려주세요.”도헌의 손이 허공에서 그대로 멈췄다.“뭘 돌려 달라는 겁니까?”“유진이요.”“하.”도헌이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유진 씨가 물건입니까?”“두 사람 그냥 정략결혼 같은 것이라는 거 압니다. 유진이도 그냥 포기하고 결혼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일 것 아닙니까. 유진이 집안을 보고 결혼한 거 아닙니까? 그쪽 정도 실력이라면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 겁니다.”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남자 앞에서 도헌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혼란스러운 거 이해합니다. 차재원 씨는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강제로 헤어진 느…….”“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의 결혼생활, 그쪽도 행복할 리 없잖아요.”약간의 웃음기가 얼굴에서 사라졌다.“누가 그래요?”도헌이 살짝 삐딱하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사무실 안의 공기가 긴장감으로 팽배했다.“내가 유진 씰 사랑하지 않는다고.”<[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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