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킬 사람들이니까 그런 걸 1번에 놓죠.내적으로 갈등이 있으니까 그것부터 생각나는 거예요.반면에 우리? 설거지가 더 중요하죠.”분명히 설거지가 더 중요한 담백한 사이였다.“우리 개가 될 만큼은 마시지 맙시다. 마시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드니까.뭐, 밖에서 마시고 들어오는 것까지야 뭐라고 안 해도.”개가 될 만큼 마신 것도 아니었다. 평소라면 취하지도 않았을 맥주 네다섯 캔.고작 그 정도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아니다, 술은 죄가 없다.아무 느낌 없다면서 의도 없이 홀리는 후배놈이 문제였다.술기운을 빌려 오랜 짝사랑에 용기를 내버린 과감함이 문제였다.아니, 곱상하게 생긴 낭창한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파고든 게 문제였을까.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쿨한 척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120만 원에 눈이 머는 게 아니었는데.그냥 정리해고 대상인 짝사랑의 감정이 정리될 때까지선후배 사이로 지냈어야 했는데.4년차 짝사랑 경력직인 서정의 집으로 쳐들어온시건방진 후배 여경과의 달콤 짭짤하고 새콤 씁쓸한 동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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