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진심으로 아낀 이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그 대가는 참혹했다.마지막 순간에야 알게 된 끔찍한 진실 앞에라은은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숨이 끊어졌다.그런 그녀를 불쌍히 여긴 신이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숨이 끊어진 순간, 할아버지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그 날로 돌아온 거다.그녀 때문에 그들 손에 처참하게 돌아가셨던 할아버지를 지키고그녀가 느낀 고통을 그들에게 몇 배로 되돌려 줄 수 있게 신이 허락했다.그러니 기대해.날 죽여 가지려고 했던 걸 절대 너희는 갖지 못할 거야.내가 겪은 지옥으로 너희를 끌고 가줄게.“이렇게 한심하게 살지 마, 천라은.”그러기 위해서 그 남자가 필요했다.불길 속에서 그녀를 구해줬던 남자, 류태준.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했다.그러니 류태준과 반드시 동맹을 맺고 말겠어.결혼 계약서로 단단히 맺어진 동맹을…….*“원하는 게 뭐야? 동맹? 류태준과 천라은이 동맹으로 얻을 게 대체 뭐지?”“우리가 동맹을 맺으면 각자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어요.”그의 말이 빈정거림으로 들렸는지, 라은이 눈을 똑바로 뜨고 그를 응시했다.“서로에게 이득인 동맹 관계죠.”“내가 원하는 게 뭔데?”“KJ 그룹의 확실한 후계자. 류민준에게 그 자리를 위협받기 싫잖아요.”“동맹 따윈 맺지 않아도 그건 내 자리야.”눈을 빛내며 그를 설득하려 했던 라은은 그의 오만한 선언을 듣고 못마땅한지 입술을 삐죽거렸다. 태준은 실소가 나오려고 했다.“그런데도 내가 그런다면 넌 나에게 뭘 해줄 수 있지?”“뭐든요,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요.”“뭐든? 그게 얼마나 위험한 약속인지 알아?”기대에 반짝이는 그녀의 눈에는 어떤 의심도 두려움도 없었다. 오히려 확고한 믿음이 엿보였다.그를 믿고 신뢰하는…….그의 어둠에 짙게 물든 그의 심장 한쪽에 균열이 생겼다.비틀렸다는 게 더 맞다. 분노와 꼭 닮은 감정이 그의 가슴 밑바닥에서 빠르게 치솟아 올랐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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