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한태하.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그녀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으면 더 짜증이 났다.무엇보다 그녀에게서 나는 체리 향기가 그를 자극했다.예전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맡았던 그 향기.왜 너에게서 그때 그 체리 향기가 나는 거지!마음에 들지 않는 너, 짜증 나게 만드는 너.“그래, 널 가져야겠다.”그 여자, 신혜준.세상에 그녀 편은 아무도 없었다.혼자만의 세상에 바다의 신처럼 아름다운 그가 나타났다.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동생의 남자라고 했다.아니, 아니다.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먼저 사랑했고, 먼저 그를 가졌다.그는 절대로 동생의 남자가 될 수 없었다.거품으로 끝나버린 인어공주가 되고 싶지 않았다.*“출근해.”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도 아닌, 그냥 출근하라는 말이었다.그녀의 거절은 그가 거절하겠다는 뜻이었다.“윤성만 있는 게 아니에요.”윤성 그룹만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이 아님을 알렸다.“원하는 게 뭐지?”그의 차가운 검은 눈동자가 뚫어질 듯 그녀를 응시했다.“원하는 건…… 다 들어주실 건가요?”“조건이 맞는다면.”태하의 말에 그녀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혜준이 원하는 것을 그는 결코 줄 수 없었다. 불가능한 것을 원하고 있으니까.“내가 옆에 있는 거……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왜 날 회사로 부르는 거죠?”“거슬려.”거슬리는데 그의 회사로 출근하라니.“네가 거슬린다고.”“거슬린다면서 출근하라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거슬려서 옆에 두려고.”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응시했다.“눈에 보이지 않아도 거슬리고…….”태하가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질 듯 응시하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보여도 거슬려.”그래서요? 그녀가 눈빛으로 물었다.“내 옆에서 거슬려.”“내 의견은 없는 건가요?”“그래.”그가 단호하게 말하며 그녀를 봤다.“필요하거든.”<[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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