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였어요. 그러니까 없었던 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기라연에게 류강재는 그림의 떡이었고 못 먹는 감이었다.맛이 없는 게 아니라 너무 고귀해서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 그런 감.그래서 술김에 못 먹는 감, 한 번 찔러 봤는데 운 좋게도 그게 통했을 뿐이었다.당연히 그 후의 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왜? 그는 곧 한국을 떠날 사람이니까.“팀장님이 해외로 발령받아 떠난다기에 하룻밤 함께 하자고 말했습니다.”“어차피 안 볼 사이라 좋았겠군요.”“…….”“라연 씨가 원하는 대로 하죠. 어제 있었던 일, 없던 걸로 합시다.”이전으로 돌아간다.철저하게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로.그런데……, 그와 함께 있으니 지난밤 있었던 짜릿했던 기억이 섬광처럼 그녀의 뇌리를 스친다.“한 번도 여자에게 흔들린 적이 없었어. 기라연을 제외하고.”“…….”“왜 흔들리는 걸까, 고민을 좀 해봤는데.”바로 코앞에서 훅 끼치는 우디 향과 남자의 묵직한 저음이 그녀의 심장을 간질였다.“내가 기라연에게 관심이 있는 모양이야.”<[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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