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던 무협지 속 엑스트라의 어린 시절에 빙의했다.본래 무림인들이란 툭 건드리면 칼부터 휘두르는 다혈질에, 톡 건드리면 멘탈이 와르르 무너지는 쿠크다스로 심마를 고질병으로 안고 사는 존재들.그중에서도 내가 빙의한 《남궁세가 천재서자》는 심마가 최종 흑막이라 해야할 정도로 주인공도, 히로인도, 내 최애도 괴롭히는 소설이었다.카페에서 온갖 진상으로 다져져 143가지 마인드 컨트롤 방법으로 심마의 전문가가 된 나는 빙의한 김에 다혈질에 유리멘탈인 어린 내 새끼들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가르쳐 심마를 해결해 줬다.이제 심마로 고생할 주인공들도 알아서 잘 살겠지 했다.그래서 마음 놓고 떠나서 적성을 살려 무협 세계에 카페를 차렸는데……주인공도, 남장한 히로인도, 내 최애인 주인공의 의형도 쫓아와서 나한테 집착을 한다?
XYC LV.20 작성리뷰 (39)
1. 엉망인 무협 고증
화산파 삼대제자, 그것도 진산제자가 여자에 미쳐서 문파를 너무 오래 떠나있습니다. 작중에서 화산파의 장문인이 타락했다는 설정이어도 그렇지, 화산파가 오악 중 가장 험난한 화산에 있는데다 섬서와 안휘가 뭔 옆동네 거리도 아닌데도 남궁세가를 제 집처럼 들락날락했다 하고, 게다가 후반에는 광동에 아예 처박혀있기까지 합니다. 저도 무협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 정도면 그냥 파문당해도 싼 수준 아닌가요? 그리고 청루와 홍루를 바꿔 썼습니다. 무협 소설에서는 청루가 몸 파는 곳입니다.
2. 머저리 여주와 쓰레기 남주, 매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주역들의 개연성 없는 환장의 콜라보
정파인 화산파 소속 남주인공이 양민의 죽음을 별것도 아닌 걸로 치부하고, 여주인공이 다쳤다는 이유로 족쇄를 채워 감금해놓는데다 남들에게 비웃음거리로 만듭니다. 그리고 빙의 전 27세까지 살았다가 소설 속에서 10년을 산 여주인공은 주변인들을 캐릭터 취급하고, 남주와의 대화에서 심마의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썩어버린 쭉정이나 다름없음이 드러납니다. 남궁서와 당설의 캐릭터성도 개성없이 애매모호하구요.
남궁천이 여주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과정도 개연성이 없습니다.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절맥증 때문에 사용인들에게조차 개무시당하며 살아온 서녀가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남궁세가를 이끌어온 군사로서 의심을 해봐야 하는 일인데 정보가 맞다고 바로 충성해버리니 어이가 없습니다.
3. 지나친 영어 남발
무협 로판인데 커피를 들여오고 추출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너무 남발합니다. 무협 소설 덕후에 10년을 무협 소설 속에서 살았으면 주변인들이 영어가 익숙하지 않으니까 모카포트나 에스프레소를 적당한 음역이나 다른 단어로 치환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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