콱. 콱. 삭. 콱. 콱. 삭.
깊은 밤, 어느 야산에 위치한 공동묘지.
한 소녀가 제 몸만 한 삽을 쥐고 부지런히 흙을 퍼내고 있었다.
“빨리 안 일어나요?”
소녀의 목소리에 관 속에서 눈을 뜬 여인.
달빛이 반사되어 형형한 붉은색 눈동자는 결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아이고, 어지러워라….”
“뱀파이어가 빈혈인 것도 참 웃기는 설정인 거 알죠?”
“설정 아니고 기저 질환.”
빈혈에 시달리는 뱀파이어는 달빛이 환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또 이사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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