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약속했던 그의 잘린 새끼손가락이 돌아왔다.
하벨론 제국 황실의 이물질.
황제가 마물 게이트가 열려 초토화된 빈 황도 바토니움에 버리고 간 황녀 시에라 솔레이아 버번.
절망의 순간, 모든 걸 포기한 그녀에게 헤베롯의 영주, 로이어 애슬론 백작이 청혼한다.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내가 살 길 바라는 사람도 없고.”
“왜 모르는 겁니까. 제가, 바라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사시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단 말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러니 절 위해 살아 주십시오.”
시에라는 처음 알게 된 사랑만은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간절하게 그와 재회하길 바라고 또 바랐지만…….
마물을 피해 도망치던 그녀에게 돌아온 건 그녀에게 수십 번의 약속으로 내밀었던,
로이어의 새끼손가락과 인장 반지뿐.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시에라는 로이어를 떠올렸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내가 그대를 지켜 주겠다고 약속하겠소. 고마웠소, 로이어.
시에라의 바람을 신이 듣기라도 한 걸까. 그녀는 회귀해 다시 눈을 뜨고 로이어를 만난다.
하지만 또다시 로이어는 죽음을 맞이하고, 반복되는 죽음과 회귀가 이어졌다.
드디어 마지막 열세 번째 삶.
시에라는 로이어에게 저주처럼 들러붙은 죽음을 떼어 내기 위해,
앞으로 일어날 불행들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그 계획의 첫 번째는 로이어와의 결혼.
“예, 폐하. 그 결혼, 제가 하겠습니다.”
로이어. 이번 생에는 당신을 꼭 살려 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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