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벨라.〉
세상을 구할 영웅이던 언니가 그 말만 남기고 죽었다.
저 대신 제물이 되어서.
이후, 벨레디 시란사는 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7년을 노력했다.
“저 눈깔 좀 봐! 너 지금 감히 눈을 치켜뜨니? 내 딸만으로 모자라서 나까지 죽이려고?”
“벽으로 가서 죽은 이스테티아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집중하렴.”
“이스테티아의 반만큼이라도 해내야 할 것 아닙니까.”
……세상에는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이 있었지만.
결국 벨레디는 차디찬 전장에서 죽음을 맞는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잘 잤어, 벨라?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언니가 살아 있다……?
* * *
돌아온 과거에서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언니를 대신해 죽는 것.
다행히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순간.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그녀를 한심하게 보던 약혼자가 미쳤다.
“행복하지 않아서 죽고 싶으신 거라면, 제가 시란사 양을 행복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행복을 가져다드릴 테니, 시란사 양께서는 그때까지 죽지 말고 기다려 주십시오.”
미치지 않고서야, 그가 어째서 그녀를 살리려 든단 말인가.
〈이스테티아가 괜한 희생을 했군요.〉
……과거, 그런 말까지 했던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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