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랐으나, 원치 않는 결혼이었다.
사랑 따위는 없는, 서로의 목적을 위한 결혼.
“의문 갖지 마. 넌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거야.”
대공비로서 바니엘이 해야 하는 일은 단 하나였다.
“바니엘, 네 아비를 생각해야지.”
대공가의 보물창고.
그 안에 있는 성물 ‘세라딤’을 되찾아 올 것.
그러니 기꺼이 제 약혼자가 될 남자, 라이어스 이스투아.
그를 유혹해야 했다.
*
“어리군. 백작가는 성교육을 안 하나?”
나른하게 내려다보는 남자에게서 끝내지 못한 정욕의 흔적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건…….”
“왜. 짐승 같아?”
그래, 짐승 같다.
정욕에 빠져 서로만을 원하고 탐하는.
그 용암과도 같은 열기에 녹아내리고야 마는.
짐승같이 네발로 기어서라도,
당신을 배신해야 하는 나를 구원해 달라고 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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