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유일한 제자다.”
단지 아우시스의 왕녀라는 이유로 12살의 나이에
문제국의 늙은 황제에게 정략혼으로 팔려 간 아나 로사.
모두가 안타까워했지만 어머니도, 그 누구도 구해 주는 이는 없었다.
태산 같은 황제의 위압감에 짓눌려 오들오들 떨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아나 로사의 모습을 본 황제는
그녀를 여자가 아닌, 저의 유일한 수제자로서 키워 냈다.
둘의 관계는 부부라기보단 스승과 제자에 좀 더 가까웠다.
피가 섞인 부모 자식보다도 더욱 애틋한.
언젠가 끝이 오리란 걸 알지만 애써 외면해 왔던 황제의 죽음은
하루빨리 용상을 원하는 패륜아 태자의 욕심에 코앞으로 다가오고,
황제가 마신 독의 출처가 아우시스로 밝혀지면서
아나 로사는 황제 시해범으로 몰리게 되는데…….
황제는 마지막 순간, 아나 로사를 고국으로 돌려 보내며 혼자가 될 그녀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네가 두고 온 것들을 찾으러 가라. 당당하게 쟁취하고 필요하다면 정복해라. 기억해. 너는 나의 유일한 제자다.”
그렇게 아버지였던 스승과 어머니였던 후궁들의 안배로 무사히 아우시스에 도착한 아나 로사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순응하는 삶이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택한다.
그녀는 이곳에서 가족 따위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건 피의 복수였다.
‘모두, 내 가족들이 흘린 피 속에서 익사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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