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애 고아, 저주받은 아이, 불행을 몰고 오는 마녀. 유나를 부르는 이름은 모두 재수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운명의 검은 실을 볼 수 있단 이유로.
그러니 세상이 제게 가혹한 건 당연한 줄 알았는데.
“돈과 권력이 있어도 사람들이 널 그리 부를 수 있을 것 같나?”
돈이 계급이 된 시대 속 정점에 선 윈더슨 후작가. 그곳의 주인인 남자가 유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거래를 하자, 아가. 너는 후작가를 등에 업으렴. 난 네 힘을 얻으마.”
언젠가 읽은 동화책 속, 마왕을 무찌르러 온 기사처럼.
***
온갖 시기 질투와 음해가 가득한 귀족의 세계. 웃는 얼굴 뒤로 들이밀어질 예리한 것들을 각오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왜 하나같이 무르고 다정한지.
“넌 이제 후작가의 사람이다, 아가.”
“네 데뷔탕트니까. 그러니까 가는 거야, 애기야.”
한 발 내디뎠을 뿐인데 유나의 세계가 뒤집히고 있었다. 아직은 뭔지 모를 낯선 감정을 몰고서.
“당신의 힘으로 내 나라를 지킬 수 있게 도와주세요, 유나.”
“폐하…….”
“당신은 반드시 제가 지킬게요.”
쿵쿵 뛰는 심장 소리. 눈앞의 태양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림자 따위 모두 지워버리겠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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