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의 신입니다, 자매님.”
리타리안 제국의 유서 깊은 가문, 세인트힐 공작가의 막내딸 판도라 세인트힐은 정숙하고 상냥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쇠약해져 가는 아버지와, 그 자리를 노리는 오라버니들의 상속 싸움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고 그저 한 떨기 꽃으로만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수상하고 불량한 사제를 만나기 전까지는.
“제가 오라버니를 해쳤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죄책감이 들지 않아요.”
“그게 바로 신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얼굴로, 사제는 그녀에게 신의 뜻을 속삭인다.
그에게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판도라는 조금씩 그의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싫지 않아진다.
불량한 사제는 그녀가 지금껏 몰랐던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세인트힐 가문의 감춰진 비밀, 죄, 그리고…….
“내가 신성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당신의 몸에 닿는 겁니다.”
정숙한 여인이라면 절대 알아서는 안 될 쾌락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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