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저 남자랑 결혼 안 해!”
“……나 여잔데.”
내 나이 7살. 아버지 친구의 아들과 약혼했다.
상대는 내가 남자라고 악을 쓰며 엄마 뒤로 숨어 버린 5살짜리였다.
“난 소피랑 결혼할 거란 말이야!”
*
에드먼드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
“결혼해도 난 내 인생 살 거니까, 넌 네 인생 살아.”
13살에도 그랬고.
“난 네가 죽어버려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
16살에도 그랬으며.
“전 아직 결혼 생각 없어요.”
20살, 약속대로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도 그랬다.
당장은 하기 싫다는 핑계를 대며 좀 더 말미를 달라고 했다.
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하기 싫었는데 잘 된 거 아닌가.
하지만 얼마 후, 아버지는 새로운 약혼자를 데려오셨다.
절망스러웠다.
그런데 이런 내 절망도, 소식을 듣고 찾아온 에드먼드의 얼굴에 비하면 희망적인 수준이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