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쉐 헤더슨은 칼리어드 퀸턴을 사랑한다.
중립파의 수장인 헤더슨 백작의 금지옥엽 외동딸이자 차기 가주. 헤더 상단의 실질적인 주인.
그녀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하나뿐이었다.
칼리어드 퀸턴의, 칼리어드 퀸턴에 의한, 칼리어드 퀸턴을 위한.
그녀의 사랑은 그에게 닿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이쪽이 소백작이군요.”
이채를 띤 그의 검은 눈이 로쉐를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
칼리어드 퀸턴은 로쉐 헤더슨을 사랑했나?
“하나같이 저를 속였더군요.”
칼리어드의 손이 그녀를 붙들기 위해 따라왔지만, 로쉐가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는 것이 더 빨랐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헥시온 쥬세페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안겨 주는 것. 당신이 바라는 최고의 결말이 드디어 이루어졌으니 축하해야죠.”
바짝 굳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칼리어드에게서 또 한 걸음 멀어지면서 로쉐는 덧붙였다.
“더는 사적으로 만날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나마 남아 있는 제국의 영웅에 대한 존경심마저 빛바래지 않게 말이에요.”
한때는 우상이었고, 영웅이었던 연인의 예정된 배신은 뼈아팠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나요. 당신이 시작한 일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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