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총구가 향하는 곳 [독점]

성녀의 총구가 향하는 곳 완결

꿈도, 손도, 명성도 모두 잃었다.
사격장 폭발 사건으로 인해 ‘최연소 사격 국가대표’ 민수지는 불씨와 함께 사그라졌다.
화상으로 인해 흉하게 달라붙은 손가락은 더 이상 총을 쥘 수 없었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유지하던 어느 날.
뺑소니차에 치인 뒤 잘되었다는 마음으로 눈을 감는다.
차라리 이 끔찍한 생을 끝내고 싶었으니까.
* * *
그런데, 뭐지?
눈을 떴을 땐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손에 탄환조차 없는 총이 쥐어졌다.
…내 손에, 총이?
신기하게도 두 손도, 얼굴도 화상을 입기 전처럼 멀쩡했다.
“네가 성녀라는 걸 증명해 보거라.”
신관을 공격하는 마물을 향해 총을 겨누고, 그대로 탄환을 쏘아 보낸 것은 본능이었다.
탄환이 없던 총에 모여든 하얀빛은 그대로 마물의 미간을 꿰뚫었다.
재가 흩날리듯 마물이 소멸하자 주변에 있던 모두가 무릎을 꿇고 찬양했다.
새로운 성녀가, 드디어 우리를 구원하러 왔다고.
그리고 그 사이로 아름답게 눈매를 휜 남자가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좋은 물건을 찾았다면서?”
분명 그녀를 직시했으면서도 ‘물건’이라 일렀다.
다정하게 웃고 있지만, 차가운 눈빛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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