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로맨스판타지 부문 우수상 수상작>
“오늘은 오라버니가 양보하세요. 새언니는 저랑 같이 자기로 했단 말이에요!”
“아나샤. 네 새언니는 내 아내다. 즉, 앞으로도 나와 함께 잠들 거란 말이지.”
오늘도 씩 웃으며 제 동생을 내려다보는 남편과 씩씩거리는 아가씨를 바라본 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 * *
어느 날, 내게 혼담 하나가 들어왔다.
그 가문의 이름을 듣기 전까지는 분명 거절할 생각이었는데…….
나와 결혼할지도 모르는 남자가 비참하게 죽는 소설 속 조연이란다.
게다가 그의 어린 동생은 꿈도 희망도 없는 피폐물 여주인공이고.
사랑받기에 충분한 남매가 진창길만 밟게 된다니, 내가 좀 지켜 줘도 되겠지?
그래서 원작에선 일어나지 않던 일을 조금 욕심내 보기로 했다.
* * *
“흠, 앞으로 아나샤를 우리 층에 접근 금지해야겠습니다.”
“네? 그게 무슨…….”
“정말 몰라서 묻는 겁니까?”
“…….”
오직 진실만을 담은 심연 같은 청안이 일레나를 집요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시리도록 혹독한 북부의 중심에 선 남자가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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