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 속 민폐 악역에 빙의했다.
여주 질투하고, 남주들한테 매달리고. 다른 사람 방패로 떠밀고 나만 살아남고.
‘왜 나한테만 그래?’
그런 주제에 잘못 인정 안 하고 진상짓 거하게 하다 죽는 짜증유발자 공녀 역할이다.
‘됐고, 그럼 현실의 난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출근 안 해서 잘리는 건 아니겠지?’
문제는 내가 이 와중에도 출근 걱정부터 하는 한국 직장인이라는 사실.
이게 실제인지도 모르겠고. 어제 야근해서 기력도 없고.
대충 원작 흐름 따라 묻어가려고 했는데.
“뭐 하는 거야! 죽여! 얼른!”
“모, 못하겠어!”
“아오! 내놔! 내가 한다!”
이 자식들 하는 짓이 너무 답답해서 좀 참견했더니.
“저더러 조사단에 참가하라고요?”
“그렇습니다.”
“죄송하지만, 전하. 그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
날 무시하던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나한테 일을 주더니.
“공녀, 혹시 마음에 둔 남자가 있습니까?”
“있으면요?”
“좀비로 만들 겁니다.”
“네?”
악녀와의 약혼을 거부하던 황태자는 정중한 또라이가 되고.
“제가 저놈들 다 죽일 거예요.”
“네? 왜요!”
“공녀 마음을 아프게 했으니까.”
“저 하나도 안 아픈… 야! 어디 가!”
어릴 때 악녀를 찼던 남부대공은 대놓고 또라이가 된다.
여주를 싸고돌아야 할 놈들이 죄다 나한테 와서 난리다. 그것도 하 루 종 일……
충 격!
악녀로 빙의했는데.
퇴근이 없음.
집에 가고 싶다.
립생로랑 LV.8 작성리뷰 (7)
아포칼립스 로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완전 취향 저격일 듯.
직장인이어서인지 기본적으로 좀 시니컬한데 시니컬한 말투로 툭툭 치는 개그가 재미있음.
전개도 빠른데다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기도 하고 재미도 있음.
중간에 여주가 모험을 하겠다는 부분이 특히 좋았음.
하지만 남녀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가치관이 좀 치우친 느낌이 있어서 -1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