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가이드인 허소정의 별명은 ‘허구구’. 어떤 헌터와도 매칭률이 9.9%에 불과해 가이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숨 쉴 때마다 사람들의 조롱이 쏟아졌다.
원해서 S급 가이드로 발현한 게 아닌데.
제 편이 하나도 없는 세상에서 소정은 그저 죽고만 싶었다.
‘엄마, 아빠. 이럴 거면 그때 나도 저세상으로 데려가지 그랬어.’
그러니 죽음은 외려 반가웠고,
다시 눈을 떴다는 걸 안 순간 제 끈질긴 생명력이 원망스러웠는데―
[다른 세계의 허소정에게. 원래 네 것이어야 했던 것들.]
‘또 다른 자신’이 남긴 노트와, 본래 제가 속한 곳이라는 평행 세계가 그녀를 반겼다.
* * *
누구도 소정을 욕하지 않는 새로운 삶.
지독한 트라우마를 피해 가이드란 걸 숨기고 평온히 살려 했으나
딱 한 사람만은, 도무지 무시할 수 없었다.
“가이딩하지 않아도 돼요. 고통은 참을 만해요.”
“익숙하다고 안 아픈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누나가 억지로 하는 게 더 싫어요.”
늘 폭주 직전인 SS급 헌터 고한결.
‘파괴왕’이라 불리는 주제에 항상 저보다 소정을 먼저 챙기는 그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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