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 그럼 출근 안 해도 될 텐데.
아카데미 교사 3년 차, 전공 마법만 가르치면 될 줄 알았더니
담임 맡아 학부모 상담도 하고 학생 관리도 하란다.
“황녀에, 공작가에, 차기 마탑주, 성녀 후보는 또 뭐야?! 지금 장난해?!”
어떤 정신나간 놈이 반 배정 이따위로 했냐고!
***
“눈 떠보니 낯선 천장이 보인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이렇게 또 봬서 기뻐요, 선생님.”
“선생님,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꼭이요.”
...올해 학생들은 유독 더 이상한 것 같다.
이 나라의 미래, 괜찮은 걸까?
“당신 곁은 무척이나 고요합니다. 다른 세상처럼.”
이상한 건 이 남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전쟁의 영웅이자 예견된 재앙,
그리고 나의 잃어버린 기억과 흑역사를 공유하는 남자.
“루시엔. 누구도 제게서 당신을 빼앗지 못합니다. 그게 이 세상이든, 당신 자신이든.”
망하랬다고 진짜 망해버린다는 세상을 어떻게 해보려 했더니,
차분하게 돌아버린 그가 나직이 속삭였다.
”제가 그렇게 두지 않을 테니까요. 제국 전체를 제물로 바쳐서라도.“
...이렇게 된 거, 다 같이 살거나 다 같이 망하거나 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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