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옥 [독점]

파옥 완결

용은 잃어버린 생명의 구슬을 갈구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용의 반려는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
제국 유사 이래 가장 짙은 용혈을 타고난 황제, 이스브란트.
피 내음과 비명들 사이에서 세렌 루바브를 발견한 순간,
이스브란트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불쾌한 감정을 깨닫는다.
그녀는 용의 피가 갈망해 온 생명의 구슬이며,
생이 시작하기 전부터도 이 여자만을 미친 듯이 그리워했음을.
사랑스럽고 짜증스럽다.
날뛰는 용혈을 품어주는 세렌의 몸은 촉촉했고
그에게 달라붙을 때마다 늘 달콤한 향을 내뿜었다.
나비의 날개를 찢듯 가냘픈 여자를 찢어버리고 샅샅이 발라먹고 싶었다.
울먹임과 비명 같은 신음을 모두 먹어치우며 욕망을 대신 채웠다.
세렌 루바브는 이스브란트의 것이다.
처음부터 그리 운명지어졌다.
그런데.
세렌이 자신을 배신하고 도망쳤다.
심지어 제 아이를 배 속에 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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