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 밥값은 해야지.”
성녀 나트샤는 오늘도 엘라에게 피를 요구했다.
“아무래도, 네 얼굴을 너만 보기에는 좀 아깝잖아?”
묘한 웃음을 띤 나트샤가 엘라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던 머리카락을 가위로 숭덩 잘랐다.
“이제야 그 역겨운 얼굴이 잘 보이는구나.”
방으로 돌아온 뒤 엘라는 엉망이 된 저의 몰골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았다.
얼굴에서부터 심장 부근까지 이어진 흉측한 흉터.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가슴의 통증.
차가운 칼로 난도질하는 듯한 심장의 통증이 또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나는 죽어 가고 있었다.
* * *
“돌려줄까, 너의 자리.”
“그게… 무슨……?”
11년 만에 나타나, 저를 구원해 준 아저씨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날 닐케 언덕에서 블랙 드래곤을 물리쳤던 것은… 엘라, 너였잖아.”
“……!”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나트샤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너에게 돌려주지.”
엘라가 원한다면 돌려줄 생각이었다.
나트샤가 차지하고 있는 그 자리.
원래 네 것이었을,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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