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필요하다고 하셔도 [독점]

이제 와 필요하다고 하셔도

‘성녀 후보인 에스터 드위어 소공작 부인에게 신벌이 내려졌다.’
신전의 발표에 모두가 그녀를 버렸다.
도움이 되면 받아들여 줄 것처럼 단물만 빼먹던 드위어 공작가도, 가족인 라헤임스 후작가도.
“이혼장에 서명하렴, 에스터.”
“남겨질 가족들에게 마지막 선물 정도는 줄 수 있잖니?”
하지만 쓸쓸히 남아 죽음을 기다리던 에스터에게 찾아온 것은,
수백 년만에 나타난 성녀의 증표였다.
*
원하는 평화롭고 온화한 삶은 도망친다고 얻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남은 건 성녀가 되어 복수하는 것뿐.
그래서 그녀는 황제와 손을 잡았다.
12년째 국경을 떠도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그, 희대의 폭군 나타니엘 로젠트바움과.
“그녀는 가짜다! 성녀가 아니다!”
“황제가 악신의 마녀를 데려왔다.”
그렇기에 그들이 나를 악신의 마녀로 부르면 기꺼이 되어 줄 생각이었다.
그러자 그들이 나를 찾았다.
“진짜 성녀로 만들어 주겠습니다.”
“황제만 버리십시오.”
부정하고 쫓아내고 헌신짝처럼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 필요하다고 하셔도.
나는 당신들이 필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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