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남편이 잘생겨도 문제다 [독점]

에스퍼 남편이 잘생겨도 문제다

꽃집 앞에 쓰러져 있던 어린 아이 하나를 살렸다. 집에 데려와 극진히 보살핀 지 며칠, 아이가 사라졌다. 아이에 대해 온갖 걱정이 들었을 즈음.
“엄마!”
……아이가 제 삼촌을 데리고 나를 찾아왔다?
그것도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 * *

내가 가이드란다.
그것도 로렌스 가문과 기가 막히게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 말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내가 구한 아이의 삼촌, 에드먼드가 나를 죽일 운명을 타고났다는 거다.
“제안 하나 하지.”
에드먼드가 고고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이 아이작의 엄마가 되어주었으면 하는데.”
나를 죽일 남자와 부부가 되라고?
당연히 내 쪽에서 사절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어린 아이작과 매칭되는 가이드가 나뿐이란다. 나는 조금 고민한 것도 잠시, 에드먼드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쪽 가이딩은 제가 전담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내 말에 에드먼드가 단번에 얼굴을 구겼다.
“내 몸에 털끝 하나 댔다가는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야.”
……그냥 물어본 건데 저렇게 화낼 건 또 뭐람.
그렇게 나는 나를 죽일 남자와 부부가 되었다.

* * *

요즘 들어 에드먼드가 이상하다. 나와 한 침대를 쓰는 것조차 꺼렸던 그였는데. 나는 거의 벗다시피한 잠옷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에드먼드를 보며 침착하게 물었다.
“……뭐해요?”
“자야지.”
“……잠옷을 그렇게 풀어헤치고요?”
“더워서 그래.”
참고로 창밖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보지 말자, 저런 남자에게 눈이 가는 것조차 재수 없으니까.
하지만 마음과 달리 그를 보는 시선이 길어진 모양이다. 에드먼드가 히죽거리며 나에게 물었다.
“내 몸 예쁘지?”
“그, 그게 무슨-”
“만져보고 싶으면 만져 봐도 되는데.”
그가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결국 베개를 들고 소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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