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야만족 남편이 물었다. “살고 싶습니까?” 율리아는 살고 싶었다. 죽음까지도 순종하고 싶지 않았다.
명망 높은 공작가의 사생아, 가문의 수치.
그러니 야만족 사내의 부인이 되는 일에 순종했다.
그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죽는 일마저도 받아들이려고 했다.
“부인이 살고 싶다면, 제가 살립니다.”
그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 * *
전쟁이 끝나 조용한 마을에 정착하고 1년.
자신은 이곳에, 그는 전쟁 포로가 된 동족을 구하러 떠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만일 전쟁이 없었다면 평범한 부부처럼 살 수 있었겠죠?”
“그랬더라면 부인과 제가 부부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전쟁을 끝낼 필요가 없으니까.”
단호한 대답에 숨겨진 다정함을 알아 버렸다.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부인이 있는 곳으로.”
한 번도 거짓을 말한 적 없는 그녀의 남편은 약속했고,
“기다릴게요. 그러니, 꼭 돌아와요.”
긴 싸움을 이겨 낼 그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율리아는 강해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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