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미쳐버린 대공비로 돌아왔다 [독점]

갑자기 미쳐버린 대공비로 돌아왔다

“여행을 떠나려고 해. 아주 긴…… 여행이 될 것 같아.”
셀레네는 대공성의 전경을 천천히 눈에 담으며 말했다. 오늘따라 유독 환한 햇빛 때문에 눈이 시렸다.
첫 생은 두 사람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한 문장으로 끝맺일 삶이라 여겼다. 찬란한 빛 속, 결혼 날로부터 시간이 흐르기 전까지는.
어느 날부터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우울감에 사로잡힌 시간이 이어졌고, ‘미쳐버린 대공비’라 불리고 있었다.
상처 주고, 할퀴고, 끝내 외면했다.
 
‘이혼하자.’
절대 놓지 말자 하였던 서로의 손을 놓아 버린 우리.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였고, ‘미쳐버린 대공비’로 불리던 시점으로 회귀하였다.
과거는 지워지지 않기에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이미 망가진 관계는 끊는 것만이 답이라 믿었다. 그래서 이번 생은 평화롭게 이혼하고, 홀로 살아가기를 바랐는데.
***
“보레아스.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어. 지난날을 잊고, 너랑 다시 잘해 보는 게.”
하늘을 바라보며 셀레네는 덤덤히 말했다. 한차례 불어온 바람이 그녀를 부서트릴 것만 같았다. 그녀를 응시하던 보레아스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아귀를 힘껏 붙잡을 기세였던 그의 손이 살며시 소매에 닿았다.
“시간이 필요하다면.”
겨울의 시린 공기가 그의 뺨을 스쳤다.
“필요한 만큼 가져. 잠시 멀리 있다가 와도 돼. 여행가는구나, 생각할게.”
목소리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셀레네는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눈을 꼭 맞추어 오며 남자가 애원하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돌아오기만 해 줘.”
흔들리는 그의 눈빛을 보며 셀레네는 새삼 깨달았다. 
우리의 마음이 다시 서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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