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던 소설에 빙의했다.
악녀도 여주도 아닌 흑막의 애착 인형으로.
사람이 아닌 인형의 몸에 빙의하다니.
나는 항상 밤이 되면 소설의 흑막인 '케리스 레이튼'의 푸념과 속사정을 들어주어야 했다.
처음에는 흑막이라 마냥 좋지 않게만 봤던 그에게도 깊은 사정이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케리스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나는 점점 이런 인형에게만 자신의 속사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케리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인형이다.
"차라리 네가 진짜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케리스의 말을 들은 나는 정말로 인형이 아닌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나는 정말 사람이 되어 있었다.
흑막 영주의 침대에 누워 있는 날 본 영주 케리스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는 것이 보였다.
영주의 침실에 대뜸 낯선 여자가 들어와 있는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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